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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현실과 이상

사회복지사 노조 :: 복지 계열에서 노동조합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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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폐쇄적인 구조의 이면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면서 많은 분들이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힘든 조직의 문제점들을 체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기업, 직종과 달리 사회복지 계열 직장에서는 실무자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조(노동조합) 설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인데요. 소규모 센터나 시설들은 물론이고 그나마 근속직원 수가 많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 등도 일반 기업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직원 수가 특징이며, 그로 인하여 관리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아이러니하게도 사회복지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직장 내에서는 솔직하게 문제점을 언급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나오지 않으며 약자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죠. 물론 표면적으로는 조금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시설/기관마다 이용자는 물론이고 직원 고충처리를 위한 담당자가 지정되어 있으며, 고충을 접수할 수 있는 방안과 처리절차를 마련해놨습니다. 하지만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모두 쓸모가 없다고 대답할만한 겉보기식 제도입니다.

다양한 지역 / 근무지에서 이렇게 힘없이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그럼 어떻게 소리를 내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익명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의 사회복지 대나무숲은 누구나 들어보셨을만한 커뮤니티죠. 기관을 특정할 수 없는 조건에 한하여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익명의 메세지를 올리고 소통할 수 있는 곳입니다. 웃긴 현실이지만 제가 아는 유관기관의 최고관리자는 하루 일과처럼 대나무숲을 확인하면서 어떤 얘기들이 나오는지 확인을 한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본인 기관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가 나올까봐 걱정되서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현재는 메타라고 부르는 페이스북 외에도 취업 관련 커뮤니티 역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특정 기관의 재직자나 퇴직자들이 소속되었던 복지시설에 대해 분류된 항목에 따라 평가를 남기게 되는데요. 특성상 강도가 약한 내부고발 수준의 글들이 많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는 취업예정자들은 어느 정도 내부 직장문화를 예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 주관에 따른 의견이기 때문에 막연한 신뢰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죠.

이렇듯 지금으로서는 사회복지사들이 부당한 처우나 문제점들에 대해 당당히 의견을 게재할 수 있는 환경이 상당히 열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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