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사회복지사, 안정적인 평생직장이라는데 맞나요?
노후 유망 직업과 미래 전망이 밝은 직업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관련 업체들의 긍정적인 홍보내용에 현혹돼서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환경에 대해서는 잘 알아보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안정적인 평생직장'이라는 수식어에 있어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자체 보조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복지시설과 인건비 급여의 특성상 타의적인 압력으로 인해 퇴사할 확률은 극히 드문 것이 맞습니다. 생활시설/이용시설 구분에 따라 조금씩 상이하지만 서울시나 지자체, 보건복지부에서 권고하는 사회복지 급여 테이블이 호봉제로 적용되기 때문에 근속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월급 실수령액 역시 증가하게 됩니다.
다만, 노동 강도(업무량)과 월급 수준을 비교했을 때 만족하는 분들은 거의 없는 편이고 호봉과 함께 급수가 쌓여야만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입이 발생합니다. 호봉은 근속기간에 비례하여 자연스레 쌓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승진을 통한 급수 상승을 염원하고 있는데요. 근무하고 있는 조직 환경에 따라서 5급인 평사회복지사에서 4급인 대리가 되기까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게 현실입니다.
Q . 승진이 그 정도로 힘든가요?
'실질적인' 승진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호봉제의 대표적인 폐해가 과장급 이상의 관리자들은 버텨온 시간들도 있고 급여 대비 업무량이 상당히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정년을 바라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2022년 현재를 기준으로 관리자 세대는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능력도 떨어지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쉽게 이직이나 전직을 결심하기도 힘든 포지션이죠.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승진 티오는 적어지게 되고 '주임', '선임 사회복지사'라는 직위를 달아주게 됩니다.
주임이든 선임이든 호봉제 급여테이블상 급수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이용시설인 종합사회복지관을 예로 들면 평직원과 똑같은 5급 직원으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직장에서는 대단한 변화를 만들어준 것 마냥 업무량과 팀 내 역할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애꿎은 말단 직원들만 퇴사율/이직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Q . 호봉제, 버티기만 하면 되잖아요!?
흔히 공무원들의 특혜처럼 알려진 호봉제는 특별히 성과를 올리지 않아도 매년 호봉이 쌓이는 장점이 있지만 조직 내에서 다양한 부작용 역시 만들어 냅니다. 성과평가에 대한 지표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사회복지시설의 특성상 열정 페이를 하는 직원과 월급루팡을 하는 직원 간에 명확한 인사평가 자체가 어렵습니다. 어느 직장이나 유사하겠지만 진짜 부작용은 관리자, 간부들에게서 나오는데요.
높은 급수와 호봉으로 비교적 만족스러운 월급을 타고 있지만 실무보다는 관리쪽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업무 지시만 내리고 결재 도장만 찍어가면서 뿌리를 내리는 분들이 많아지죠. 실제로 현장 분위기 자체가 팀이나 기관의 성과가 본인의 성과로 인정되기 때문에 배움이나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몰아주게 됩니다. 이후에 결국 버티지 못한 평직원은 퇴사를 결심하고 신입직원이 오면 다시 악순환이 반복되죠.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조직 자체에 발생합니다. 의욕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는 직원들에게는 업무가 몰아주고, 무책임하고 업무지시에 반박하는 직원들에게는 오히려 업무가 가중되지 않는 상황이 유지되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결국 노력하는 직원은 퇴사하고 그렇지 않은 직원들만 조직에 남는 필터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봅니다.
글을 마치며
물론 사회복지 조직에 있어서도 일하기 좋고 건강한 조직은 많습니다. 특정 직급에게 문제가 있는 것만도 아닙니다. 단지 호봉제라는 울타리 속에서 범하기 쉬운 실수/악순환들이 분명하기 때문에 복지 분야 자체에 정을 떼 버리는 실무자도 상당한 것이 현실입니다. 사회복지 전공을 통해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노후 직종으로 고려하고 계시다면 과도하게 미화된 내용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실제 근무환경을 꼭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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